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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

강원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멧돼지 전파? 양돈 농가 비상

ASF 감염 폐사체 자주 발견되더니 역시 멧돼지 전파 가능성


오늘(9일) 새벽 강원도 화천군 한 양돈농장의 돼지 3마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 ASF로 확진됐습니다. 야생에 서식하는 멧돼지가 아닌 사육 돼지에 ASF가 발생한 건 1년 만입니다.

그동안 ASF 감염 사례는 양돈농장에서 의심 증상을 보고 신고한 뒤 확인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엔 조금 다릅니다. 강원도 철원군의 한 도축장에서 먼저 ASF 의심 정황이 포됐습니다.

940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인 A 농가는 지난 8일 철원군 한 도축장에 암컷 돼지 8마리를 출하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8마리의 돼지 중 3마리가 폐사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증세가 발견됐습니다. 방역 당국은 즉각 폐사한 돼지의 시료를 수거,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 분석을 의뢰했고 이날 오전 5시 40분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서둘러 긴급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오늘 오전 5시부터 11일 오전 5시까지 48시간 동안 경기·강원지역의 양돈농장과 도축장, 사료 공장, 출입차량 등 축산시설 등에 대해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습니다. 또, ASF 발생 농장에서 사육하는 돼지 940마리와 인근 10㎞ 내 양돈농장 2곳의 사육돼지 1525마리 등 2465마리를 매몰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화천지역 양돈농가는 “올 것이 왔다”면서 지역 내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소식에 잔뜩 긴장하고 있습니다. 화천에는 15농가가 25,679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입니다.

최근 1년간 야생멧돼지 ASF 발생 현황


화천군과 인접한 철원군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56농가 15만8164마리의 돼지가 사육 중인 철원군은 강원도에서 가장 큰 양돈 사육지입니다.

방역 당국은 야생 멧돼지를 유력한 감염원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8일 A 농장으로부터 불과 250m 떨어진 지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는 등 현재까지 화천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가 290마리나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서종억 강원도 동물방역과장은 “감염 경로를 파악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야생 멧돼지로 인한 가능성이 크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방역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방역 당국은 야생멧돼지 관련 방역 조치를 더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가용한 광역 방제기와 소독 차량 등을 총동원하여 최근 야생멧돼지 발생 인근의 도로와 하천, 축산시설에 대해 집중 소독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야생멧돼지 집중포획과 폐사체 수색, 이동차단을 위한 울타리도 1,054km에 걸쳐 이미 설치한 상태입니다.

멧돼지 접촉 차단과 함께 시급한 건 ASF 재발이 최초 확인된 철원군 도축장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도축장을 오가는 차량이나 돼지, 관련 농가를 찾아내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는 건이 관건입니다. 1년간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 재입식을 기다려온 농가들을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신속한 역학 조사와 방역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