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백서 북한=적 지웠다 北 요인암살 특수작전대 창설

국방백서 북한=적 지웠다 北 요인암살 특수작전대 창설

"대한민국 주권·국토·국민·재산 위협세력이 적"

국방부가 국방정책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발간하는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군은 적'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대신 '적'의 개념을 '대한민국을 위협 침해하는 세력'이라고 했습니다. 

국방부는 15일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2010년 버전에서는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가 8년만에 다시 삭제됐습니다.

또 북한군 동향과 관련, 요인 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가 창설됐다고 국방백서는 소개했습니다. 

국방백서는 2년에 한번 간행되는데, 지난 2016년 판은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특히 핵 미사일 등 대량 살상 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 "이라며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국방백서는 지금까지 적 개념의 표현 정도를 조절해왔습니다. 1994년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95년판에 처음 등장한 '북한군은 주적' 표현은 2004년 '직접적 군사 위협' '심각한 위협'으로 순화됐습니다 .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 등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서 주적 표현이 북한을 자극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그런데 2010년부터는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다시 사용됐는데, 이는 같은 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을 계기로 위협 요인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번에 국방부는 적의 개념을 다시 정리하여 "2018년에 3회에 걸쳐 남북정상회담과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상 적의 개념이 정치 상황에 따라 변화해 왔다는 점에서 백서가 출간될 때마다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방부도 이런 점을 의식해 이번 백서에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며 "우리 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정권마다 다른 개념이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한국 국가 전략 연구원 통일전략 센터장은 "국방 정책의 본질이 될 백서는 정치적 판단보다는 군사 안보적 판단을 우선해야 한다"며  "현실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군을 적으로 설정하는 것에 문제 없다"고 지적.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국방백서와 국방 보고서에서 특정 세력을 적으로 명시한 사례는 없다"며 "이번 백서는 북한 관계 등 안보 위협 요인을 포괄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을 자극한다는 우려에 '킬체인(Kill Chain)·대량응징보복(KMPR)'이란 용어도 국방백서에서 사라졌습니다. 

군비 통제를 구체화한 점도 특징입니다. '2018 국방백서'에 따르면 '운용적 군비통제'와 '구조적 군비통제'를 위해 대규모 군사활동의 제한, 군사력 배치 제한·조정 등 운용적 군비통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