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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

신유용 성폭행 폭로 전 코치 한겨레 보도

신유용 성폭행 폭로 전 코치 한겨레 보도

17세부터 수차례 강간, 발설하면 한강 가라고



전 유도선수 신유용이 선수생활 도중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14일 한겨례는 유도선수 신유용이 17살이던 무렵 유도 코치 A 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이를 덮으라는 압박을 받았음을 밝혔습니다. A 씨의 방을 청소하러 갔던 고1 신유용은 "겁탈 당한 후 그가 '발설하면 둘다 끝난다. 한강 가야 한다'고 했다"라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전 코치는 미성년자였던 당시 신유용을 지속적으로 겁탈, 임신여부까지 직접 검사하며 4년 동안 강간했습니다. 더불어 신체폭력도 함께 행사했습니다. 



그러던 도중 전 코치의 부인이 불륜을 의심하자 부랴부랴 신유용에게 돈을 주며 입막음을 시도했는데요, 그를 고소하자 입막음 목적인 합의금 제시를 했고 지금도 서로 사랑했던 사이라며 무고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로서 스케이팅계에 이어 유도계에서도 지도자들의 제자 폭행 사건이 폭로되었습니다. 오늘 14일 한겨레가 최초 보도했습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가해자는 일상적인 구타 외에도 선수 생활 중단을 암시하는 등 위력에 의한 성폭행을 반복했습니다. 여러가지면에서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가 심석희에게 한 행동과 유사합니다. 



신유용은 "심석희 선수의 고발을 보고 용기를 냈다. 후배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기를 바라기에 실명을 공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용기있는 행동에도 불구하고 사건 수사에 별로 진전은 없습니다. 이 사건을 아는 여성 코치들이 "유도계에서의 인간 관계"등으로 증언을 거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하 관계와 연줄로 얽혀있는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이 사건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한국에서 성폭력 근절이 "공염불"로 그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스포츠계는 2007년 여자 프로 농구 P 감독의 강간 미수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지도자 영구 제명' 원칙을 명시하는 등 수차례 성폭력 근절 대책을 냈으나, 대한 체육회 스포츠 인권 센터에 통보된 성폭력 사건 중 '영구제명'이나 '자격 정지 5년 이상' 등 중징계 처분은 33.3%에 그쳐 많은 가해자가 당당히 스포츠계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원인으로 정에 호소하는 온정주의를 들고 있습니다. 스포츠 인권 센터는 신고를 받고 상담이나 교육을 할뿐이고 조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가해자가 속한 경기 단체가 조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 조사도 처벌도 제대로 될 리 없기에 사후 관리도 허술하고 가벼운 징계가 끝나기도 전에 업계로 복귀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입니다. 


스포츠계 안팎에서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독립 심의기구'는 스포츠계의 성폭력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유력한 방안의 하나로 꼽힙니다. 독립 심의기구는 그 구성뿐만 아니라 조사 및 징계의 권한도 체육계에서 철저하게 독립적이어야 합니다. 관리 감독 기관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미국 체조 협회에 허술한 관리 책임을 물어 피해자들에게 거액의 보상금의 지급을 명함으로써 협회를 파산으로 몰아넣은 2016년 래리 나사르 사건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의 조재범이라 불리는 래리 나사르에게 미 법원은 징역 360년을 내렸습니다.


심석희와 신유영의 용기있는 행동이 한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