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웜비어 유족 북한에 1조2400억원 배상 청구

오토 웜비어 유족 북한에 1조2400억원 배상 청구

서훈 국정원장 ‘北 한해예산 7조원 중 6000억원 사치품에 사용’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된지 1주일 후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유족이 북한 당국을 상대로 10억9603만 달러(한화 약 1조2350억원)의 배상금을 청구했습니다. 

미 정부계 라디오 미국의 소리(VOA)가 18일 전한 바에 따르면, 오토 웜비어(위 사진 우측) 가족 측 변호인은 10월 법원에 손해배상 금액을 명시한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징벌적 손해 배상액,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 보상금과 경제적 손실, 부모에게 지불하는 위자료 등을 합쳐 총 10억 9604만달러입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항목은 징벌적 손해 배상액. 웜비어 부모는 북한이 징벌적 손해 배상액으로 총액 7억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와 어머니 신디 웜비어에게 각각 3억 5000만 달러씩입니다. 

오토 웜비어 유족은 배상 금액 산정의 근거로 기존의 판례를 참고로 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 법원은 2001년 북한 감옥에서 고문 후유증으로 사망한 김동식 목사의 유족에게 북한이 징벌적 배상금으로 3억 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위 사진은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와 아버지입니다.

웜비어 유가족 측 변호인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 목사의 유족에게 배상해야 할 3억 달러는 북한을 억제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3억 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을 책정하고 북한이 반인권적인 행동을 계속했을 때 큰 처벌을 받는다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밖에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에 따른 보상금 1000만 달러와 부모에게 지불하는 위자료 3000만 달러 등을 책정했습니다. 웜비어의 자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액은 603만 8308달러로 산정했습니다. 

북한의 한 해 예산은 7조원 가량입니다.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 10월 31일 개최된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한해 예산이 약 7조원 정도 되는데 그 중 5조원을 사치품에 쓰는 게 맞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다는 아니고 약 6000억원 정도를 우리가 말하는 사치품에 쓴다”고 답했습니다.  

웜비어 씨 유족측이 재판에서 승소하고 북한 당국이 배상금을 온전히 지불한다면 북한 한 해 예산의 17% 가량이 증발하는 셈입니다. 6000억원의 사치품 구입액수를 예산에서 제외하면 비중은 19%로 높아집니다.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사정이 나날이 안 좋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들 비중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10억 달러 이상의 배상금을 실제로 지불할 가능성은 현재 매우 낮습니다. 미국 법원에서 웜비어 가족이 승소하더라도 북한 당국이 재판 결과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것은 확실한 상황입니다. 

14일 열린 사전 심리에 북측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오토 웜비어 유가족은 법원에 궐석재판(피고인이 출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인의 출석없이 재판을 하는 것)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오토 웜비어는 2016년 1월에 관광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에 혼수상태로 해방되어 미국으로 송환됐으나 곧 사망했습니다.

웜비어 부친은 15일 일본정부 주관으로 열린 북한 인권 침해 문제 계몽 주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 "오토는 야만적 상황 속에서 방치되었다. 김씨 일가가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한 짓을 했는지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Otto Warmbier's parents demand $1.1 billion in compensation from North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