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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한국

한국 미투를 이끈 서지현 검사 AFP 인터뷰

한국 미투를 이끈 서지현 검사 AFP 인터뷰


한국의 성희롱 고발 운동 '#MeToo(미투)'의 도화선 서지현(徐志賢, Seo Ji-hyun. 45)은 겸허하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지만, 그 행동이 한국 여성에게 미친 영향은 큽니다.

서울 검사였던 서씨는 동료의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연상의 동료 남자가 몇번이나 몸을 쓰다듬었다고 말합니다. 불만을 호소하자 몇년 동안 검찰청에서 괴롭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결국 서씨는 올해 1월 TV에서 사실을 공개하는 눈물의 인터뷰가 방영되었습니다. 인습에 저항하고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 이야기하는 서씨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서씨의 행동은 경제와 기술이 발전한 지금도 뼛속깊은 가부장제의 가치관이 토대인 한국사회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고 다른 여성들도 하나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한국여자들은 예술, 교육, 정치, 종교계의 권력자들에 의한 강간과 음행을 폭로했습니다.  고발 대상이 된 권력자는 대통령 친구인 이윤택부터 세계의 상을 휩쓴 유명한 영화 감독 김기덕, 유명 베테랑 배우, 한국이 노벨 문학상 후보로 매년 평가한 고은 시인 등이 있었습니다.

서씨는 자신이 검찰이어서 더욱 굴욕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AFP의 취재에 말했습니다. 서씨가 해외 언론의 인터뷰를 받는 일은 드뭅니다.

"검사는 정의를 추구하는 일인데,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느꼈다. 범죄 행위에 대해 당당하게 의견을 말할 수조차 없었다"고 서씨는 말했습니다.

"TV에서 말하기로 결정했을 때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태였다. 결국, TV에서 말한 것이 사회적 자살과 동일한 행위가 돼버렸다. 사직하고 남은 인생을 은둔하고 살 각오를 했다 "

■ 피해자를 비난하는 사회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의 남녀 임금 격차 및 관리직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 조사에서 한국은 항상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한국여성 대부분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하고 있지만, 피해를 입은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면 "소란을 일으켰다"며 혼나서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거나 해고 당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서지현 검사의 일례는 엘리트인 검사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씨는 2004년 검찰청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 일상적으로 남성 상사나 동료로부터 말이나 신체적인 접촉에 의한 괴롭힘을 받았다고 합니다. 장례식에서 성희롱을 받은 후 상사와 상의하자 성희롱 가해자인 안태균(Ahn Tae-geun)에게 개인적인 사과를 받게 해주기로 약속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사과는 없었습니다. 대신 서씨는 징계 처분을 받아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의 직위로 강등되었습니다.

그 뒤에 있는 것은 안씨라고 서씨는 의심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공식적으로 피해를 주장했지만, 검찰청을 혼란시켰다는 질책 뿐이었습니다.

한국 검사 중 30%가 여성이지만, 그 중 고위직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은 8%에 불과합니다. 정부가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여성 검사의 70%가 성희롱이나 성적 학대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당한 여성 검사의 대부분은 축출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 여성 노동자회(Korea Women Workers 'Association)가 실시한 더욱 광범위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성희롱 피해를 호소한 여성의 65%가 직업이 손상되었다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가 1명 있는 서씨는 사태를 공개하는 용기를 내는 데 8년이 걸렸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내 행동에서 용기를 얻었다고 감사했다. 여성들은 나를 알고, 성폭행 당해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서씨는 말합니다.


■ 큰 대가

안씨는 지난해 서씨의 성희롱과는 관계없이 부패 사건으로 해고되었지만, 성적 학대에 대해서는 1년의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고소당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안씨는 서씨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서씨를 낮은 포지션으로 내몰도록 상급 검찰에 압력을 가한 직권 남용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하지만 서씨의 인터뷰가 방송되자 여성들에게는 지지받은 반면, 한국남자들의 비난도 쇄도했습니다.

또한 서씨에 이어 여성들 중에는 가해자로부터 역 고소당한 사례도 나왔습니다. 또한 꽃뱀이라는 등의 인신공격을 받은 여성도 있었습니다.

전 대통령 후보, 안희정(Ahn Hee-jung)은 전 비서를 반복 강간했다고 고소당했지만 지난달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재판에서는 전 비서의 여성이 피해를 당한 후에도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던 것이 '피해자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안씨의 측근 남성 1명이 전 비서인 여성에 대한 1000개 이상의 익명의 비방을 인터넷에 게시한 것도 최근 밝혀졌습니다.

서씨도 예외가 아니라 "공표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인터뷰가 방영되고부터는 검찰청에 돌아갈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서씨는 말합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성폭력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고소를 당하고 모욕 당해도 가만히 있어야 했다. 이런 것은 지금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출처: AFP / Jung Ha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