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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세계

트럼프 마크롱 유럽군 창설 주장에 반박

트럼프 마크롱 유럽군 창설 주장에 반박

한때 브로맨스 과시했던 두 사람, 사이 틀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년 기념식 직후 트위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공격한 것에 프랑스 정부는 트럼프의 언동에 "상식적인 예절(common decency)"이 부족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는 13일 마크롱의 국가주의 부정과 유럽군 창설 계획, 프랑스가 부과한 미국산 와인에 대한 수입 관세, 그리고 지지율을 놓고 트위터로 연속 공격했습니다. 프랑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 점령된 것을 강조하고 살아난 것은 미국 덕분이라고 주장하는 내용도 썼습니다. 


이에 앞서 마크롱은 11일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년 기념식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애국심의 배신'이라고 호소하고 그에 맞서도록 각국 정상들에게 호소했습니다. 마크롱의 이 연설은 트럼프를 지명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트럼프 비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마크롱은 그 연설에서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타국은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윤리적 가치관을 짓밟는 것"이라고 연설. 이것도 트럼프가 추진하는 '미국 제일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보입니다.


이 연설 후 트럼프는 마크롱을 연속 트윗으로 공격했습니다. 


이에 대해 프랑스 정부 대변인 벤자맹 그리보는 “어제는 11월 13일이었다.우리는 130명의 프랑스 국민의 죽음을 애도했다”라고 기자들에게 말했습니다. 2015년 11월 13일에는 이슬람 과격파에 의한 파리 테러가 일어났습니다. 


“영어로 답해주겠다. 상식적인 예의를 보여주는 게 좋겠다”라고 대변인은 이어갔습니다. 


트럼프와 유럽, 그리고 미국도 가입한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NATO) 국가들과의 관계는 오랜 기간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13일, 마크롱의 유럽군 창설 구상에 찬성의 뜻을 나타내며 마크롱을 옹호했습니다.



두 대통령의 민족주의 발언 


11일에 파리의 개선문 문전에서 연설한 마크롱은 "국제 사회에서 폭력과 일극 지배 등에 매료되어 희망을 짓밟는 것은 실수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차세대가 당연히 지적할 것"이라고 말하며 각국 정상들에게 '평화를 위한 싸움'을 촉구했습니다. 


마크롱은 "배타적 민족주의는 애국심의 정반대, 애국심의 배신"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도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26%라는 매우 낮은 지지율과 거의 10%인 실업률을 겪고 있다. 그는 단순히 화제를 바꾸려 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저나 프랑스 이상의 민족주의자 국가는 없다. 프랑스 국민은 자부심이 많다. 프랑스를 다시 위대하게!라고 트윗했습니다.


여론 조사에서는 마크롱의 지지율은 21%까지 하락했습니다. 이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배경에는 미국 중간 선거 직전 조사에서 트럼프 자신의 지지율이 40%를 넘은 것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군 창설을 둘러싼 응수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프랑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 점령된 것을 조롱하는 트윗을 게시하고 마크롱의 유럽군 구상을 조롱했습니다. 



트럼프는 "에마뉘엘 마크롱은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 유럽을 지킬 자신들의 군대 설립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제1차 및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은 프랑스에 무슨 짓을 했지? 그리고 프랑스인들은 미국이 오기 전에 파리에서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분담금을 지불하든가 말든가!"라고 트윗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식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의 화해가 주요 테마라고 할 정도로, 불독 두 정상인 마크롱과 메르켈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몸을 맞대는 모습도 반복적으로 보였습니다. 


트럼프는 와인 건도 비난했습니다. 프랑스가 자국 내에서의 미국산 와인 판매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트럼프는 “무역에 있어 프랑스는 훌륭한 와인을 만들지만, 미국도 그렇다”면서 “문제는 프랑스는 미국이 와인을 프랑스에서 팔기 매우 어렵게 하고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데 미국은 프랑스 와인이 팔리기 쉽게 하고 아주 낮은 관세만을 부과한다”고 지적했습니다다. 이어 “공정하지 않고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의 익명 소식통은 언론사에 대해 트럼프가 국내인을 명확하게 겨냥한 트윗에는 논평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의 트윗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했다면 영어로 쓰지 않고 프랑스어로 썼을 것이다. 대통령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내용으로, 우리는 코멘트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프랑스인다운 불어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습니다. 


트럼프와 마크롱의 관계는 원래 이 정도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때는 황당한 '브로맨스(남성끼리의 로맨스를 닮은 뜨거운 우정)'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 선상에서 가진 프랑스 TF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때문에 기분이 상했는가’라는 질문에 “프랑스는 미국의 동맹이지 속국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하는 등 파리기후협약과 이란 핵협정, 트럼프의 추가 무역관세 부과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사이가 틀어진 상태로 보입니다.